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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하루꾼/책 리뷰: 책에서 답을 찾다

[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 나르시시스트 부모 때문에 힘든 사람들에게

by 하루꾼 2022.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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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을 떠올리면 힘든 사람들에게


혹시 '엄마'(이하 부모로 통칭)를 떠올렸을 때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다면. 나는 왜 엄마가 편하지 않을까.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면, 어쩌면 이 책이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책 [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는 자기애성 인격 장애를 가진 '나르시시스트'형 인간을 소개하고, 이러한 나르시시스트 부모가 자녀들에게 주로 하는 말이나 행동 등 그들의 패턴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가족들 사이에서 유난히 못난 자식으로 통했다면, 넌 왜 그렇게 극성이냐며(또는 예민하냐며) 비난받고 자랐다면, 자신의 노력에 대해 인정 받기 보다 무시 받으며 지냈다면, 어쩌면 이 책이 그런 패턴 속에서 벗어나게 해 줄 탈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책 제목에는 '엄마'가 등장하지만 이를 꼭 '엄마'로만 한정하면 곤란하다.
나르시시스트 인격 장애를 가진 가족 구성원이 엄마일 수도 있지만, 아빠인 경우도 많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대입해서 보자.

 

[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
나르시시스트 엄마에게 고통받는 딸을 위한 정서적 독립 프로젝트
저자: 썸머 / 출판사: 책과이음

 

■ 저자 썸머, 그녀의 이야기


저자 '썸머'는 나르시스스트 부모로부터 받은 정서적 학대를 책에서 담담한 어조로 고백한다. 그녀는 나르시시스트 엄마로부터 지나친 속박과, 통제, 비난을 받으며 자랐다고 스스로 소개하고 있다.

그랬던 저자가 이렇게 [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라는 책까지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나르시시스트 부모와 거리를 뒀던 데 있었던 것 같다. 저자는 남편과 결혼 후 해외로 이주하고 부모와 물리적으로 멀어지게 되었다. 그때부터 부모의 지나친 통제나 간섭 없이 자신의 삶을 돌보며 주체적으로 살기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저자는 국내에 나르시시스트라는 개념이 잘 알려지기 전, 해외에서 지내다가 우연히 '자기애성 인격 장애'에 관한 책을 읽게 됐다. 그 속에서 자기애성 인격 장애를 가진 사람의 모습이 놀라우리만치 자기 부모와 닮은 모습이라 그녀는 더욱 자기애성 인격 장애에 관한 책과 논문을 찾아보며 연구에 몰입하게 되었고, 인생의 진실을 엿보게 됐다.

그녀는 마치 아기를 돌보듯 엄마를 돌보며 자랐다고 고백한다. 저자가 자신의 아이를 낳고 키우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문제는 더 극명하게 보였다. 온종일 자신만 봐 달라 우는 아기나, 친정 엄마나 같았다는 것이다. 엄마가 아이를 돌보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나르시시스트 부모는 자식에게 시도때도 없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 나르시시스트 부모들이 주로 하는 말


자기애성 인격장애는 자신에 대한 애정이 과도한 인격장애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6% 이상이 나르시시스트에 해당된다고 한다 -p.30

[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에 따르면, 나르시시스트 인격 장애를 가진 부모들은 자녀들을 대할 때 신기하리만큼 공통된 행동 패턴을 갖고 있다. 저자 썸머 역시, 외국어로 된 책이나 논문을 보면서 '마치, 우리 부모님이 내게 했던 말들을 그대로 외국어로 번역해 놓은 것 같다'고 고백한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다른 부모의 사례를 보면서도, '엇, 이거 내 얘긴데...'하는 생각을 꽤 자주 하게될 지도 모른다. (나르시시스트 인격 장애를 가진 부모를 뒀다는 전제 하에)

아래는 작가의 경험, 다른 사례자들의 경험이 응축된 대화 내용이다. 다만, 그들의 사례를 적나라하게 인용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서 책 속에 등장한 대화체에서 구체적인 부분은 일부 변경하고, 설명체로 바꾸어 놓았다. 더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1. 감정기복이 자신의 주관적인 기준에 따라 매우 심하며, 자녀 앞에서 죽고 싶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자식 앞에서 본인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노출시킨다. 자식에게 종종 자신이 느낀 힘든 감정을 하소연한다. 자식이 부모의 감정 쓰레기통이 될 뿐만 아니라, 자식은 부모에게 도움이 되어줄 수 없어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2. 자녀의 외모를 아무렇지 않게 놀림거리로 삼으며 지적한다.
:나르시시스트는 본인이 완벽하다고 믿는 인격장애이기 때문에 주변인들의 약점을 찾아내 드러내길 좋아한다. 그게 심지어 자식일 지라도.

3. 자녀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너는 왜 이렇게 극성맞니?" , "넌 우리집의 문제아야", "너는 왜 이렇게 이기적이니?", "너는 너무 예민해, 까다로워" 등의 말을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자녀들은 자신이 그런 사람이라고 믿게 된다.

4. 자녀를 전시하려고 한다.
: 자식의 진로나 고민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대신,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자식의 직업이나 성적에 집착한다. 예를 들어,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딸의 적성은 무시하고, 대기업 단기 계약직으로 입사하라고 종용하기. 다른 사람들에게 딸이 대기업에 입사했다고 자랑하는 한편, 딸(그림을 그리고 싶었던)에게는 "계약직은 어디 챙피해서 밖에 이야기도 못하겠다"고 핀잔을 주기 일쑤다.

5. 자녀를 원망하거나 부정적인 말을 남발한다.
: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자녀가 웃는 모습이 꼴보기 싫으면 "넌 웃는게 꼭 창녀 같다. 웃지좀 마", "내가 몸이 어디가 아픈 건 다 너 때문이야" 등등 자신의 기분에 따라 원망하기도 하고, 부정적인 말을 종종 뱉는다.

6. 자녀의 노력을 깎아내리고 비하한다
: 자식의 노력을 인정해주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대신, 그 안에서 어떻게 해서든 흠집낼 거리를 찾아서 흠집을 내고 깎아내린다. 설령 칭찬해주더라도 돌려까는 식으로 깎아내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예를 들어, 어렵게 자격증을 취득한 자녀에게 "너처럼 끈기 없는 애가 자격증을 다 따고. 신기할 노릇이다?"

7. 너 스스로를 위해서 ~~해라
: 나르시시스트 부모는 자신의 필요를 자녀의 필요로 착각하게 만드는 화법을 쓰곤 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부모의 정서적 학대를 깨닫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날이 있을 때도 있다. 그럴 때 부모는 "너 자신을 위해서 나를 용서 해라"라는 말로 자신을 용서하고 덮어둘 것을 조종한다. 자녀의 말에 충분히 공감을 해주지도, 용서를 구하지도 않고, 자신의 잘못을 덮고 넘어가길 강요하는 것이다.

8. 자녀를 극도로 편애한다. -p.75
:그들은 눈에 띄에 예뻐하는 자녀(영웅,Hero)와 그렇지 않은 자녀(희생양,scapegoat)로 구분지어서 자녀들을 편애한다. 잘난 자식, 못난 자식으로 나뉜 자녀들은 자라면서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 잘난 자식은 나르시시스트 부모를 좋은 부모라고 믿고 자라면서도 본인 스스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워커홀릭 또는 번아웃이 종종 찾아오곤 한다. 또 자신이 받았던 학대를 대물림하기도 한다.

반면, 희생양이 된 자녀는 가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다. 나르시시스트 부모로부터 미움을 받으며, 부모가 감추고 싶은 진실을 끄집어내어 공론화 하는 존재다. 그래서 갈등의 중심이 되어 갈등을 조장하는 인물로 몰리기 십상이다. 부모로부터 제대로된 지원을 잘 받지 못해서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하기 어렵기도 하다.

서로 끊임없이 비교당하기 때문에, 자녀들간에 서로 거리가 멀어지고 싫어하게 되며, 교류가 거의 없다.

9. 자녀의 인맥 확장, 독립을 방해한다.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 험담을 한다.
: 자존감 도둑인 나르시시스트는 자녀의 에너지를 빨아먹고 산다. 자녀가 오로지 자신에게만 의존하도록 주변 사람들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아 믿지 못할 관계로 전락시켜 버리고, 자녀가 자신의 말에만 집중하도록 조종 한다.
또는 자녀가 결혼해서 독립이라고 할라치면, 자녀의 배우자(사위, 며느리)에 대한 험담을 자녀에게 은밀히 늘어놓으며 배우자와 사이가 멀어지게끔 한다. 때로는 사위나 며느리에게 자기 자식 험담을 늘어놓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들은 자식을 계속 통제하려고 하고,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자기 곁에 자녀를 잡아 두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10. 자녀의 경제 생활에 참견하고 제한을 가한다.
:자녀가 성장해서 일을 하게 되고, 경제력이 생기면 그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자녀의 월급 통장을 관리하려고 한다든지, 자녀의 소비 패턴을 관찰하며 일일이 지적(공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우리 가족은 돈이 없어서 이런 것도 못 사는데, 너는 아주 사치가 심하구나! 저만 아는 이기적인 애 같으니라고!" 라는 식으로 죄책감 심어주기, 자녀의 경제력 행사에 대해 지나치게 간섭하기 등.


 

■나르시시스트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이처럼, 나르시시스트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들은 완벽주의자가 되려는 경향이 있다. 늘 비난 받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스스로 완벽해져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기 쉽기 때문이다. 내면에 자신에 대한 확신 보다는 부정적인 메시지가 가득하기 때문에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과잉성취형' 인간이 된다.

또, 실패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행동의 동기가 자신의 내면에서부터 시작된 경우는 진행되던 일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찾아오거나 실패하더라도, 이를 극복하며 우회하더라도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나갈 수 있다.

그러나 애초에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다가 실패하는 경우라면 스스로 관대해지기 힘들다. 결국은 부모님이 준 미션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 되어버린다. 도전에 성공하지 못하면 그저 미션 실패라는 단순한 구조에서 실패는 그저 실패로 남는다. 의연한 태도로 실패를 다른 기회로 연결해보자는 유연함은 본인이 주체적으로 길을 그려나가고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이런 패턴에 지친 자녀들은 때로는 아무런 노력도 시도도 하지 않고 자신을 방임하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 그들은 바뀌지 않는다, 그들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방법


엄마란 흔히,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 나를 가장 사랑해 줄 사람으로 통한다. 그래서 나르시시스트 엄마를 둔 자녀들은 그들이 받는 고통에 관해 세상에서 공감 받기가 힘들다. 엄마의 학대 사실을 친구나 지인에게 이야기 하더라도 '그래도 엄마한테 그러면 안 되지' 따위의 속모를 충고가 되돌아오기 일쑤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의 힘든 마음을 털어놓을 생각도 잘 하지 못하게 된다.

종교라도 가지고 신에게 털어놔야 할까. 힘든 마음을 안고 교회에 가더라도 '용서하라'고 한다. 나르시시스트를 용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에서는 용서의 단계를 다음과 같이 4단계로 이야기 한다.

학대자로부터의 분리 객관화 트라우마 극복 용서


용서가 가능하려면 더 이상은 학대를 받지 않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용서를 했는데 또 학대를 받고 그것이 반복된다면 용서하는 의미가 있을까.

저자는 사정이 허락하는 한 한 집에 살기보다는 다른 공간에 떨어져 살기를 권하고 있다. 예전의 관계로 돌아가서도 안된다. 더이상 그들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서는 안된다. 저자가 나르시시스트 가족을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학대자라고 칭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엄마(아빠)라는 이름을 가진 학대자인 것이다.

거리를 두고 지나는 기간 동안 치유의 시간도 필요하다. 자신의 상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슬프지만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그 기간동안 분노가 올라올 수도 있고, 극심한 슬픔과 허무가 가슴을 후벼팔 수도 있다.

내가 믿고 사랑했던 엄마(아빠)가 사실은 내 인생에 그런 암덩어리 같은 존재였다니. 그런 생각 앞에 멀쩡히 버틸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동안은 슬플지라도 그 기간을 견뎌내고 나면 부모님에 대한 희망과 기대도 내려놓게 된다. 이후에 여유가 생기면 그때가 용서할 수 있는 단계다. 혹여, 용서하고 싶지 않다면 용서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도 무심결에 주변 사람이나 가족들에게 그런 나르시시스트적인 행동을 한 적은 없는지 되돌아봤다.

아래는 나르시시스트 체크리스트에 관해 검색하면서 알게된 블로그 링크다. 앞으로 자녀를 키울 때 부모로서 조심해야 할 행동들이다.

가슴아프지만 유익했던 심리학 책 [나는 왜 엄마가 힘들까] 리뷰를 마친다.


 

나르시시스트 부모 체크리스트

나르시시스트 부모 체크리스트 100 1. 부모가 24시간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어한다. 통금 시간, 외출 금지, 일기 검열, 방문 못 닫게 하기 등 과도한 통제를 한다. 2.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dirtmentalist.tistory.com

 

 

당신이 없어도 엄마는 괜찮을 거예요.

걱정하지 말고 당신의 행복을 찾아 떠나세요.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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